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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요리하는 백수

오징어동그랑땡 만들기 (냉장고파먹기)

오좌동제니퍼 2020. 4. 10.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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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에 대형 마트에서 파생된 마트가 없어지고 식자재 마트가 들어왔다. 

우연히 지나가다 들른 것인데 마트 입구에서 만난 친절한 주민 아주머니가 달걀도 사고 뭣도 사야 한다면서 집에서 동그라미 쳐온 전단을 보여주었다.


올해는 오징어가 잘 안 잡히는 것인지 사람들이 애기오징어(총알 오징어?)를 너무 많이 먹어서인지 오징어가 비싸다.

시장에 가면 3마리 10,000원이고 마트에 가면 2마리에 9,000원이나 한다. 

전단행사로 생물 오징어 3마리에 9,000원 이기에 이것저것 해 먹을 생각으로 집어 왔다.


그리고 얼마 전에 달걀값 300% 인상이라는 뉴스를 봤는데 아무래도 수도권만 해당하는 것 같다. 우리 동네는 30알 한 판에 2,000~2,500원에 행사 중인 곳이 많고, 나는 1,980원에 구매했다. 베이킹을 하다 보니 달걀이 순식간에 동나서 귀찮아서 두 판을 사 왔다.


지난번에 문어 동그랑땡을 만들었는데 양이 적어서 아쉽기도 했고 냉장고에 자투리 채소들도 정리할 겸 오징어 동그랑땡을 만들기로 했다.

그리하여 나는 3일 동안 오징어동그랑땡 때문에 고통을 받게 되었다.


오징어 이야기

콜레스테롤이 가장 높은 어패류이며 동시에 타우린이 많이 들어있다. (타 어종의 2~3배)

또한 고단백 식품이다. (100g 중 단백질 19.5g)


타우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을 조절하며 피로를 해소하고 간을 해독하는 아미노산이다. (숙취에 도움) 마른오징어에 흰 가루는 타우린이므로 털어버리면 안 된다.

타우린이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낮추지만,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은 피해야 하는 음식이다.



오징어동그랑땡만들기.


준비재료준비재료

남는 채소류, 두부, 달걀, 밀가루, 소금, 후추, 오징어, 간마늘

(+ 달걀 2알, 밀가루 조금 → 계란 옷 입힐 경우에 추가적로 필요합니다.)

 

재료 다지기재료 다지기

재료 다지는 것은 기계가 없으니 깍둑썰기하듯 다져 주었다.

다만 당근은 익는 시간을 고려하여 다른 재료들보다 유난히 더 작은 크기로 다져주었다.


부연 설명이 필요한 것은 두부와 오징어인데 

두부 으깨기두부 으깨기

두부는 으깨서 배 보자기로 물기를 짜내면 되는 것이고,


오징어는 껍질을 제거하느냐 제거하지 않느냐, 날오징어로 하느냐 익힌 오징어로 하느냐의 선택의 갈림길이 있다.

나는 칼질이 능숙하지 않아 날것을 다지면 손이 미끄러 질까 봐 데친 것이고 껍질은 색깔도 내고 오징어의 향이 좀 더 살아날까 싶어 제거하지 않았다.

오징어 한마리(다리까지)를 넣었는데 전혀 비린 맛은 없었다.


소금, 후추, 계란 투하간마늘, 소금, 후추, 계란 투하

소금이 들어가면 채소류에서 수분이 나온다.

그래서 처음에 물기를 제거한 두부가 살아나면서 부피가 점점 커진다. 

나는 그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한 모는 너무 적은가..?] 싶어서 한 모를 더 넣었더니 다이어트에 좋은 동그랑땡이 되어버렸다.

 

부침가루 한컵 투하부침가루 한컵 투하

밀가루의 양은 나머지 재료들과 비례하여 들어가기 때문에 정확히 정해진 양은 없다.

다만 재료들이 서로 잘 달라붙을 정도로만 넣어 주면 된다.

(저는 종이컵 한 컵 넣었습니다) 


이쁘다.대왕 동그랑땡

손으로 자꾸 치대면 응집력이 생긴다.


모양 내기.모양 내기.

동그랑땡은 역시 동글동글하게~~~

나는 맨손으로 빚었는데 마늘이 너무 많이 들어갔는지 다음날 오전까지 손가락이 아리는 고통을 당했다. (맛이 좋아서 봐주기로 함)


저번 문어 동그랑땡과 다르게 계란 옷을 입힐 생각으로 밀가루 옷을 먼저 입히기로 했다. 

일일이 밀가루 묻히기 귀찮아서 처음 부터 쟁반에 밀가루를 깔고 모양낸 것을 올려 주었다. 

이때 밀가루는 얇게 깔아 주는 것이 좋다.

동그랑땡이 밀가루를 흡수하여 반죽 일부가 되고 두꺼운 계란옷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대량 작업레일식 대량 작업

밀가루 옷을 입히고 달걀에 담그고 팬에 올리는 간단한 과정이다.

주의할 점은 팬은 낮은 온도여야 하며, 계란에 동그랑땡을 한 번에 많이 담가 놓으면 모양이 흐트러질 수 있으니 한 번에 대여섯 개씩만 담갔다가 바로 팬에 올려야 한다.


두툼~두툼~

처음 것은 너무 두툼하게 만들어져서 약한 불에서 오랜 시간 구웠다.


적당한 두께를 찾으세요!적당한 두께를 찾으세요!

두툼하게 만들어져서 오래 굽는 바람에 표면이 살짝 마른 듯 익었다.


한 판 완성한 판 완성

6시에 시작해서 한 판을 구우니 9시가 돼서 밥을 먹어야 했다.

둘이 앉아서 반찬으로 저 한 판을 다 먹었다.

배도 부르고 쇼파에 널부러져 자고 싶었지만 아직도 구워야 할 동그랑땡이 많이 남아서 설거지하고 2차전 돌입.



지글쟈글요령 피우는 중

1차전보다 1/2 정도 얇게 만들어서 후다닥 구워 버렸다.


앞면이구요앞면이구요

뒷면입니다.뒷면입니다.



갑자기 크기가 커진 동그랑땡갑자기 크기가 커진 동그랑땡

이 정도면 [전] 수준이다.


웰빙 동그랑땡웰빙 동그랑땡

두부가 많아서 웰빙동그랑땡이 되었다.

(기름에 구웠지만 하여튼 웰빙입니다😐)



준비부터 마무리 까지 총 5시간의 기나긴 여정으로 문어동그랑땡에 맺힌 아쉬움을 떨쳤고

 냉동실에는 다음에 먹을 동그랑땡이 든든하게 남아있다.

하지만 포스팅은 끝나지 않았다.

3일째 고통받는 이유가 아래에 나온다.




더 있찌롱더 있지롱

쟁반에 있는 것들을 첫날 구운 것이고 좌측에 반죽이 더 남았었다.

이날 오랜 칼질과 부침으로 심신이 고단한지라 녹두전처럼 한 번에 다 구워버릴까 고민하다가...


굿 띵크굿 띵크

어디선가 동그랑땡 쉽게 만들기로 본 반죽 원통으로 만들기를 하게 되는데....

이 상태로 냉동실에 보관하였다.

그리고 4월 9일 오전에 작업을 하기로 마음 먹고 눈뜨자마자 꽁꽁 언 반죽을 냉장실에 넣어두었다.


모양이 안나오는데요 ㅠㅠ모양이 안나오는데요 ㅠㅠ

그리고 점심쯤 작업을 시작했는데 

얼었던 반죽이 녹으면서 물이 나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졌다.


여과없이 보여드립니다.여과없이 보여드립니다.

그냥 새로 모양을 만드는 수준에 이르렀다.

3일째 고통받는 오징어동그랑땡 만들기.


모양 엉망이구요.모양 엉망이구요.

완성됨에 의미를 두자.


지글지글자글자글지글지글자글자글

점심은 갓 만든 오징어동그랑땡으로 한 끼 뚝딱 했다.


노릇노릇 완성노릇노릇 완성



이번 교훈으로 얻은 것이 있다면 

[맛있는 것에는 대가가 따른다]



이상 오징어동그랑땡 만들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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